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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노래한다] 평범한 일상을 푸른 행복으로, 싱어송라이터 '메리코발트'

  • 황인솔 기자
  • 2020-09-2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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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을 푸른 행복으로,
싱어송라이터
'메리코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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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들고 같은 풍경 안에 던져져도 찍는 이의 감성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다. 누군가는 울창하게 우거진 숲에 집중하고, 어떤 이는 갈라진 나뭇결을 쫓는다. 또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 굵직이 뻗어있는 뿌리, 촉촉이 젖어있는 흙을 발견하는 사람도 있다. 배경을 일상으로 바꿔도 마찬가지다. 매일 펼쳐지는 풍경들을 스쳐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요소들을 특별히 여기고, 작품으로 만들어 기록하는 아티스트도 있다.

'청년을 노래한다'에 참여하는 메리코발트는 평범한 일상을 푸른 행복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는 싱어송라이터다. 길을 가다 마주친 고양이, 술자리에서 만난 지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마셨던 티 라떼 한 잔. 평범한 순간들에 감성을 담아 노래하는 목소리를 듣다 보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그는 어떤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기록하고 있는 걸까. 또 어떠한 이야기가 하고 싶은 걸까. 무대에 오르기 전, 인터뷰를 통해 먼저 만나봤다.


안녕하세요 메리코발트님! 수퍼C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수퍼C 독자 여러분! 몽글몽글한 사운드와 말랑말랑한 멜로디를 지향하는 싱어송라이터 '메리코발트'입니다.

메리코발트라는 활동명은 어떤 뜻이 담겨있나요?

코발트 블루 컬러를 정말 좋아해요! 그런데 활동명을 '코발트'라고만 하기엔 뭔가... 임팩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비틀즈처럼 앞에 'The'를 붙여볼까? 고민하다가 메리 크리스마스의 'Merry'를 떠올리게 됐어요. 이 단어가 즐거운, 명랑한이라는 뜻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행복하고 즐거운 기운과 코발트 컬러를 합쳐 메리코발트라는 이름을 지었답니다.

그동안 수많은 곡을 쓰고 부르셨는데, 가장 애정이 가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Star'인데요. 곧 발표될 메리코발트 E.P 음반 'The Color CODE : Cobalt Blue_#00498c'의 타이틀곡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을 별로 표현했고요.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매일 밤, 하늘을 걷는다는 내용이에요. 어쿠스틱과 신스가 더해진 곡이고, 2014년 '어쿠스타 경연 대회'에서 인기상을 받은 노래이기도 해요. 이 곡을 2014년에 작곡했는데, 어느 날 후렴구 멜로디를 만들고 고등학교 친구들 모임에 나갔어요. 엄청난 장난꾸러기 친구가 있는데, 그 아이가 남자친구를 소개해 주는 자리였거든요. 그런데 제 친구의 남자 버전? 일 정도로 두 사람이 똑같이 유쾌하고 엄청난 장난꾸러기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새벽에 작업실로 돌아와서 가사를 붙여나갔어요. '누구에게나 짝은 있다', '누구에게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라는 주제로요.

사실 오리지널 버전은 영어 가사였어요. 영어를 잘 못하는데 왠지 이 멜로디는 영어 가사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구글 번역, 친구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공연을 하면 할수록 이 따뜻하고 예쁜 가삿말을 모두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번에 한국어로 예쁘게 만들어 보았어요. 부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사가 되면 좋겠습니다.

하나의 노래에 정말 많은 이야기 거리들이 숨어있네요!

맞아요. 저는 노래 안에 제 이야기를 담는 것을 좋아해요. 실제로 겪은 일도 넣고, 상상을 그리기도 하죠. '고양이에게'라는 곡도 그러한 경우인데요. 어느 날 길을 걷는데 갈색 고양이 한 마리가 저에게 흥미를 갖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거든요. 멀리하려 하는데, 자꾸만 제 다리에 와서 머리를 밀고 몸을 부딪히더라고요. 정말 너무 예쁜데. 만지는 건 겁이 나는 거죠.  그런데도 고양이가 계속 눈빛을 보내더라고요. 안아줘, 만져줘, 간지러운 만큼 내가 잘할게. 이런 눈빛을요. 그 시선을 보자마자 바로 가사를 만들어 노래를 완성했어요. TMI지만 며칠 전에 그 고양이를 또다시 만났고요. 돌봐주시는 분이 먹이를 잘 챙겨줘서 그런지 살이 푸둥푸둥 찐 채 포근하게 누워있었답니다.


일상을 노래로 만드니까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마음에 잘 와닿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트로피칼 패숀 라떼'라는 곡도 소개하고 싶어요. 라이브 공연 때 가장 많이 사랑받는 노래인데요.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6개월간 스태프로 일할 때의 기억으로 작사 작곡을 했어요. 그때 아르바이트생은 일이 끝나면 원하는 음료를 한 잔 마실 수 있었거든요. 매장에 있는 음료는 모두 먹어봤는데, 그중에서도 '티 라떼'와 '트로피칼 패숀 라떼'를 모티브로 한 노래에요. 정말 특이한 맛이 나는 음료에요. 달콤한 것 같으면서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우려낸 티에 우유를 넣어 부드럽지만 일반적인 맛은 아니고.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아 좋아하는 사람을 이 알 수 없는 라떼로 묘사해보자'하며 만든 곡이에요.

메리코발트님은 언제부터 '노래 부르는 사람'을 꿈꾸셨나요?

저는 격동의 중2병 시절을 가사를 써 내려가면서 보냈어요. 알아들을 수 없는 팝이나 제이팝을 들으며 작사 활동을 했죠. 처음에는 작사가가 꿈이었는데, 작사를 하려면 작곡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거예요!(지금 생각해보면 도움은 되겠지만 필수는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피아노, 화성학을 함께 공부하면서 계속 곡과 가사를 썼어요. 대학에 진학한 후에는 언제나 곡은 준비가 됐는데 보컬이 없어서 문제가 많았어요. 앨범도 내고, 활동도 하고 싶은데 원하는 스타일의 보컬리스트를 만나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때 항상 도움을 주시던 PD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네가 불러"라고. 처음에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시작했는데 어머 노래 부르는 게 이렇게 재밌을 줄 몰랐죠! 보컬로서의 공연도 반신반의했는데 하면 할수록 너무나 재밌고 제 적성에 맞더라고요. 그렇게 노래 부르기를 시작했고, 메리코발트가 탄생한 거죠.

거리로 나와 버스킹 공연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그리고 첫 공연은 어떠셨나요?

북적북적한 거리를 걷다 보면 항상 버스커들을 만나요. 저도 그들처럼 거리 공연을 해보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다가 친구와 용인시 보정동 카페거리에 갔는데 그날도 버스킹 공연이 열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뒤에는 '용인 버스킨'이라고 쓰여있는 현수막이 펄럭였죠. 그래서 바로 메모를 하고, 검색을 해봤어요. 매년 오디션을 보는 형태더라고요. 그래서 일 년을 기다려서 오디션을 봤죠. 감사하게도 합격했고, 2019년부터 용인시 곳곳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게 됐어요.

첫 버스킹 공연은 용인시 처인구 이마트 건너편 광장에서 했어요. 처음이라 대기하는 동안 벌벌 떨었는데 웬걸, 시작하자마자 뛰어다니며 공연했어요(웃음). 곡과 곡 사이에 멘트할 때 횡설수설하긴 했지만 버스킹 공연으로서 첫 스타트를 끊었다는 사실에 엄청 흥분했던 기억이 나요.

그렇게 시작을 알리고, 계속 무대를 열어가고 계신 거군요!

맞습니다. 이후에는 주로 용인시 '용인 버스킨' 공연을 진행했어요. 버스킹 공연하면서 용인시의 이곳저곳을 많이 돌아다녔는데, 정말 넓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 장소는 '용인시 상상의 숲 어린이 도서관'이에요. 관객 연령층이 만 2세부터 90세까지 아주 넓거든요. 만 3세부터 초등학생 관객이 가장 많았는데, 이 공연 덕분에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오프닝 곡을 다 불러본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어린 관객들은 떼창도 불러준답니다! 정말 신나요. 또 멘트 시간에는 아이들과 대화도 많이 나눴어요. 엄마 미소가 절로 나오는 시간이었지요.

그리고 지난해 9월 '한강 서래섬 메밀꽃 축제' 버스킹 공연도 기억나요. 전날 태풍이 와서 메밀꽃 반 이상이 누워있더라고요. 어쩌나 걱정하며 공연했는데, 많은 시민들이 자리 잡고 관람해 주셨어요. 그렇게 집중해서 들어주시는 관객분들은 처음이었어요.


올해는 코로나19로 많은 무대가 사라졌는데, 어떤 상반기를 보내셨나요?

아쉽게도 오프라인 공연은 진행하지 못했어요. 그래도 온라인 공연을 진행했고, 9월에 발표할 메리코발트의 첫 E.P 음반 작업에 집중했어요. 이번 앨범은 와디즈라는 투자 플랫폼을 통해 후원을 받아 제작하는 앨범이에요. 그래서 메리코발트를 소개할 수 있는 여러 콘텐츠를 준비하고, 앨범 수록곡 가이드 버전을 열심히 만들었답니다. 꼭 펀딩을 성공해서 좋은 모습으로 앨범을 세상에 내놓고 싶어요.

청년을 노래한다는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셨나요?

공연이 줄줄이 취소가 되는 상황인지라 무대가 너무 그리웠어요. 그래서 노래를 부를 공간을 찾아보다가 경기문화재단 '청년을 노래한다' 프로젝트 소식을 알게 됐죠. 저는 대부분의 공연을 용인시에서 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 공연에 대한 열망이 컸는데, 경기도는 정말 넓잖아요. 경기도라면 어디든 좋다는 생각에 신청하게 됐죠. 다양한 지역에서, 많은 분들께 메리코발트의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었거든요.

이번 무대는 어떻게 꾸미실 예정인가요?

메리코발트 무대의 콘셉트는 '소통'이에요. 아티스트와 관객이 쌍방향으로 에너지를 줄 수 있어야 하니까요. 관객의 연령대, 분위기, 장소 등에 따라 그때그때 맞춰가는 공연을 해야 음악을 듣는 관객도 진심으로 즐기실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메리코발트와 관객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준비했어요.

코로나19 시대 속에서 꼭 불러주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제 자작곡 '말한 말'을 부르고 싶어요. 위로의 말을 조리 있게 못 하는 제가 위로의 대상을 위해 쓴 곡이거든요. 공연을  할 때 "여러분은 누군가를 위로하는 방법을 아나요?"라고 물으면 관객 대부분이 고개를 저으시더라고요. 모두가 저처럼 위로의 표현을 어려워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노래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코로나19로 지친 아티스트, 정말 많을 거예요. 계획했던 프로젝트와 공연들이 무산되고 힘든 시절을 보내고 계시겠지만 그래도 우리 모두 힘내서 새로운 방식으로, 플랫폼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면 좋겠습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고, 마스크를 쓰면 숨이 막히지만 모두가 조금만 더 참고 개인위생에 신경 써서 함께 이겨냈으면 합니다. 그리고 9월에 발매 예정인 메리코발트의 첫 E.P 음반 'The Color CODE : Cobalt Blue_#00498c'는 펀딩 사이트 와디즈에서 8월 17일부터 9월 5일까지 펀딩, 후원으로 만들어지는 앨범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수퍼C 독자 여러분, 메리코발트의 긴 인터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더 나은,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관객분들이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고 하잖아요. 사실 아티스트도 마찬가지예요. 음악을 공감하며 들어주는 분들의 눈빛, 박수, 환호가 계속해서 음악과 공연을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도, 관객도"

- 메리코발트

황인솔 기자 puertea@superbea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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