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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씨 창간호] 대리운전으로 다녀온 세계여행 '세계일주 용진캠프'

  • 편집부
  • 2020-11-0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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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마가 시작되던 날, 세계일주 용진캠프의 김민수씨와 첫 만남을 가졌다. 민수씨는 바버숍에서 갓 깎은 머리를 칼같이 넘기고, 깔끔한 옷을 차려입은 모습으로 스튜디오에 들어왔다. 영상을 통해 자유롭게 여행하는 모습만 봐서였을까. 실제로 본 민수씨의 모습은 생각보다 진중하고, 무거웠다. 다소 어색했던 사진 촬영을 마치고 인터뷰가 시작됐다.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여행 크리에이터가 됐는지 설명했다.

어쩌면 꽤 안정적인 삶이었을 수도 있다. 적어도 제3자의 시선에서는 그랬다. 하지만 민수씨에게는 인생이 늘 버겁고 무거웠다고 고백했다. 학창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히던 불안장애 때문이었다. 우울감과 피로감이 지속됐고, 직장 생활도 답답하게만 느껴졌다고. 그래서 민수씨는 10여년 전,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여행을 하면서 살기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직장을 그만둔 뒤에는 대리운전을 하면서 여비를 모았고, 세계 곳곳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그렇게 다녀온 나라가 벌써 6대륙 94개국이 됐다. 육군사관학교, 서울교육대학교, 초등 교사, 멘사 회원. 민수씨를 수식했던 타이틀이다. 이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 여행을 떠나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아니, 왜 여행이어야만 했을까.



안녕하세요 용진님! 수퍼C 독자분들께 첫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여행 크리에이터 용진(본명 김민수)입니다. 저는 유튜브 채널 '세계일주 용진캠프‘를 운영하면서 아프리카TV BJ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펼쳐지는 모험과 국제 교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아프리카TV에서는 베스트 BJ로 활동하며 여행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6대륙 94개국을 여행했으며, 코로나19 종식 후에는 100개국 돌파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에는 '교사'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20살에는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가 자퇴했고, 이후 서울교육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해 정교사로 일했어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 3기에 최종 합격한 뒤 교사 생활을 그만두고 여행 크리에이터라는 꿈을 향해 도전하게 됐죠.

갑작스럽게 인생 노선을 바꾸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창 시절부터 앓았던 공황장애 때문이었어요. 저는 개인적인 아픔들을 극복하기 위해 전국 팔도를 방랑하면서 여행을 시작했는데요.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상황을 겪고,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시야가 넓어지고 불안 장애도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현실적인 스트레스 속에서 괴로워하거나 저처럼 불안 장애를 앓고 계시는 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여행 크리에이터라는 꿈을 갖게 됐습니다.


용진님에게 '첫 여행'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육군사관학교를 자퇴한 후 1년 정도 집과 떨어져 전국을 방랑한 게 첫 여행이었어요. 돈을 아끼기 위해 중간중간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고, 전단지 배포도 했었죠. 이때의 경험이 여행을 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해줬던 것 같아요.

그래도 그 기억이 특별했기에 10년 이상 여행을 지속할 수 있었던 거겠죠?

사실 첫 여행 때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했어요. 불안장애가 심해져서 세상을 등지고자 동해 바다로 뛰어들었는데... 겨우 살아났죠. 당시 제 상황을 모르는 분들은 유치하다고 하실 수도 있지만 어차피 '덤으로 사는 인생인데 영화처럼 지내보자'는 결심을 했던 것 같습니다.

20살 용진님의 아픔이, 한 명의 여행 크리에이터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죠. 저는 여행을 하면서 아픔을 치유하고 삶의 의미를 찾았기 때문에 평생 여행하면서 살고 싶어요. 그러면서 여행 콘텐츠도 꾸준히 만들어갈 거고요.

우여곡절이 많았던 삶이기 때문에, 만드시는 콘텐츠도 굉장히 다이내믹한 것 같아요

외국에 나가서 하루 7시간가량 생방송을 진행하다 보면 정말 예상치 못한 다양한 상황들이 발생합니다. 방송용 카메라를 들고 있다는 이유로 시비의 대상이 되거나, 인종차별을 당할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모든 면들을 콘텐츠 안에 녹여내고 싶어요. 그래서 여행하기에는 다소 위험한 곳도 찾아가는 거고요.


그래서인지 영상을 보고 그 나라에 대한 편견을 깼다는 분들도 많으셨어요

맞아요. 안전하게 여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험한 상황을 헤쳐나가는 것도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있거든요.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콜롬비아에 갔을 때 호스텔에 들어갔는데 직원이 지도에 선을 그어주면서 이 밖은 우범지대니 절대 돌아다니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밖으로 나가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조나단이라는 현지인이 와서 “동양인이 이렇게 카메라를 들고 걸어 다니면 위험하다”고 조언하더라고요. 그래서 괜찮다고 했는데, 해가 저무니까 조나단이 다시 찾아와서 가이드를 자청했어요. 그때 500명 정도의 시청자가 '함정이다',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라는 채팅을 하면서 말렸는데... 결국 굉장히 친해져서 집에까지 초대받았죠.

지도를 보니까 조나단의 집이 우범지대 안에 있더라고요. 택시를 타고 가긴 가는데,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집에 들어가 보니 조나단의 아내가 한류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었어요. 집 곳곳에 방탄소년단 소품도 있었고요. 조나단의 부모님도 정말 맑고 순수한 분들이었고, 정말 잘해주셨기 때문에 채팅창에 올라온 인종차별적 글들이 부끄럽게 느껴졌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편견이라는 게 있거든요. 저는 여행 콘텐츠를 만들면서 이런 것들에 대해 작게나마 균열을 일으켜보고 싶어요.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여행길이 막혔는데, 어떤 상반기를 보내셨나요?

해외로 나가는 대신 아프리카TV로 생방송을 진행했습니다. 대리운전을 하면서 고객들과 인터뷰를 하거나 전국 국토순례를 하는 모습을 보여드렸죠.

대리운전을 하신다고요?

한국에 있을 때는 여행 경비를 벌기 위해 대리 기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대리 기사를 시작했던 건 오래전부터였어요. 당시 형편이 좋지 않았던 부모님께 손 벌리고 싶지 않아서 대리 기사를 포함해 여러 일들 하며 생활비를 마련했죠.

많은 일들 중 대리운전을 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고객의 인생 경험담과 삶의 철학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재밌었어요. 워낙 다양한 분들이 대리운전을 이용하시다 보니 대학교수, 방송 PD, 가수 등을 만나 대화하고 함께 방송도 진행했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고객과의 대화는 아프리카TV 생방송으로 송출하고 있는데요. 고객분들이 취지에 공감해 주시고 이해해 주셔서 그동안 650여명 정도를 인터뷰했고, 이때 받은 별풍선 등 후원금을 여행 콘텐츠를 만드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고객은 어떤 분이었나요?

제 아내 '샤이니'님입니다(웃음). 아직도 첫 만남이 선명한데요. 아내가 이날 처음으로 대리운전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했는데, 제가 기사로 배정된 거죠. 운명 같았던 만남 이후 아내는 아프리카TV 아이디를 만들어서 생방송에 놀러 왔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제게 큰 힘이 되어줬습니다. 세계 여행을 위해 한국을 떠나 있는 저를 이해해 주고 응원해 주는 운명의 반쪽을 만났기 때문에 정말 행복합니다.

창작자에게는 가족의 지지가 가장 중요한데, 운이 좋으셨군요(웃음).

제 가족과 아내는 크리에이터로서의 비전과 꿈을 전적으로 지지해 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입니다. 부모님 같은 경우 처음에 이런 일을 하는 걸 극구 반대하셨는데, 2018년 아프리카TV 연말 시상식에서 최고의 콘텐츠 상을 받은 이후부터는 인정해 주고 계십니다. 물론 아내도 제 모든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고요.

여행 크리에이터가 직업이 된다는 것, 어떤 느낌인가요?

사실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살다 보면 여행이 일처럼 느껴질 때도 많아요. 하지만 보람이 훨씬 더 큰 것 같아요. 제 콘텐츠를 통해 여행 준비에 도움을 받았다는 분도 있고, 그 안에 녹여진 메시지들로 긍정적인 기운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힘이 나죠.

개인에게도 동시에 특별한 일이고,

그렇죠. 그동안 만들어왔고, 앞으로 만들 콘텐츠들은 제 삶의 기록물이기도 하니까요.


여행을 하면서 생방송, 영상 편집을 모두 소화하고 계신데. 콘텐츠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주신다면

일단 대부분의 세계 여행 과정을 아프리카TV 생방송으로 공유하고 있고, 그 기록을 플랫폼 내 '다시보기' 영상 자료로 남깁니다. 여기에 유튜브 콘텐츠를 위해 4K 촬영용 카메라를 여행 내내 돌리며 촬영합니다. 이렇게 모인 영상 자료 중 재밌는 여행 에피소드를 편집점으로 잡아서 콘텐츠로 제작하게 됩니다. 보통 5시간가량의 촬영본이 5~10분 정도의 편집본으로 요약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에피소드가 유튜브 채널에 올라가게 되죠. 모든 영상은 여행 국가별 재생목록으로 분류해두고요.

그동안 수많은 나라를 여행하면서 가장 좋았던 곳은 어디였나요?

저의 베스트 여행지는 아이슬란드, 캄보디아, 짐바브웨에요. 우선 아이슬란드는 자연 경관이 지구상의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로 이색적이고 아름다워요. 저 같은 경우는 겨울에 가서 섬을 한 바퀴 도는 '링 로드' 투어를 했는데 여러 곳에서 선명한 오로라를 볼 수 있었어요.

캄보디아는 동남아시아에 위치해 한국인들이 방문하기 좋아 뽑아봤어요. 특히 앙코르와트는 페루 마추픽추, 멕시코 마야문명 유적지와 같은 감흥을 주죠.

짐바브웨는 아프리카 시골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정말 좋았어요. 현지 사람들도 무척 순수해서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고요. 더군다나 이곳에 있는 빅토리아 폭포는 이구아수 폭포 이상의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합니다.

95번째 여행국으로는 어디를 생각하고 계세요?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3국이 아프리카TV 지원 공식 방송으로 잡혀 있기에 이곳으로 떠날 예정입니다. 그런데 현재 코로나19로 많은 일정이 연기돼서 과테말라를 먼저 다녀올까 생각도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많은 의미가 부여될 100번째 여행국에 대한 관심도 많을 것 같은데

오세아니아 쪽에는 작은 섬나라들이 많아요. 이곳들을 뗏목을 타고 여행할 계획이에요. 저에게도 기쁜 순간이지만 여행 크리에이터 사이에서도 의미 있는 기록인지라 더 꼼꼼한 계획을 세워서 떠나려고요. 계획 대로였다면 2020년에 100개국 돌파 방송을 했어야 됐는데... 상황이 좋지 않아 아쉽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문제가 완화되고 있고, 여러 나라에서 출입국 제한 조치를 해제하고 있기에 조만간 다시 세계 여행 생방송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어떤 꿈을 그리고 싶으신가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에게 삶이 만드는 무한한 가능성과 도전정신을 전해줄 수 있는 진취적인 여행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습니다. 또 제가 겪은 일들을 전하면서 희망을 전할 수 있는 동기부여 대중 강연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용진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행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여행 크리에이터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도전할 가치가 있는 직업입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를 직업으로 삼기 위해서는 지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인기와 구독자를 얻더라도 유지하지 못한다면 생활이 불가능해지겠죠. 그래서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저처럼 대리 기사 같은 부업을 함께 하며 여행 경비를 마련해 나간다면 좋은 선순환 작용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길이 이거라는 확신이 든다면 과감하게 도전하고, 꿈을 향해 개척해 나가시길 당부드립니다. 현재가 힘들고 불확실하더라도 자신이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는 일이라면 결국에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실 수 있을 거예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수퍼C가 5인의 여행 크리이터로 저를 선택했을 때 정말 감사했습니다. 또 화보 촬영과 인터뷰를 하면서 관심사가 같고, 마음이 선한 분들을 알게 되어 더욱더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는 세계 여행을 하면서 대중 강연 활동도 활발하게 할 계획인데 크리에이터 전문 매거진 수퍼C와 좋은 시너지를 발휘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이 삶의 희망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정말 절망적인 상황에서 삶을 마치려고 했지만, 결국 제가 좋아하는 것을 찾았고 지금은 누구보다 행복하게 인생을 경영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한 번 사는 인생, 매 순간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즐겁게 살아봐요!

* 위 인터뷰는 크리에이터 전문 매거진 '수퍼씨: 크리에이터 여행자'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편집부 peach@superbea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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