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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노래한다] 희망을 노래하는 부드러운 선율 '국악앙상블 가야해'

  • 황인솔 기자
  • 2020-10-0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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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노래하는 부드러운 선율
'국악앙상블 가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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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날들을 코로나19와 함께한 2020년의 달력도 몇 장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의 일상은 마스크 안에 갇혀있다. '청년을 노래한다'의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할 때쯤에는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듣고 싶다는 희망도 점차 희미해졌다.

그 순간 '국악앙상블 가야해'를 만났다. 자신들의 재능과 재주로 희망을 노래하겠다는 아티스트. 이들의  말속에는 코로나19 시대와 긴 겨울을 잘 버틸 수 있는 다짐과 단단한 근육이 배겨있었다. 이들은 어떻게 긴 비수기를 버티고 있는 걸까.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수퍼C 독자분들께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소영 / 안녕하세요. 국악앙상블 가야해의 대표 소영입니다. 저희는 국악 현악기가 갖고 있는 은은함, 깊음, 부드러움을 전해드리기 위해 모인 팀이고요. 거친 도시 소음 속에서 한줄기 맑은 샘물 같은 마음을 샘솟게 하는 생활 속 힐링 음악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팀에서 25현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어요. 이 악기는 12현인 전통 가야금을 개량한 것인데요. 현대에 이르면서 국악도 다양한 장르를 접목하고 있고, 그에 맞게 악기도 개량됐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국악앙상블 가야해를 통해 일상 속에서 친숙하게 보고 느끼는 소재를 국악적인 선율로 연주해보려고 합니다.

연주 / 안녕하세요 저는 국악앙상블 가야해에서 비파를 연주하는 연주입니다. 비파는 깊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다른 국악기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특수 악기에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비파를 알리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야금과 비파, 어떤 악기라고 이해하면 좋을까요?

소영 / 가야금은 삼국시대 가야에서 가실왕이 만들고 우륵이 연주했던 현악기입니다. 이 악기가 계속해서 개량돼서 17현, 18현이 됐고 현재는 25현 악기가 되어 연주되고 있습니다. 음역대가 넓어서 폭넓은 연주가 가능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악기랍니다.

연주 / 비파는 20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악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소한 이유는 다른 악기들보다 연주하는 방법과 조율이 어렵기 때문이에요. 연주자들이 사라지고 악기 자체도 계속해서 잊히는 안타까운 역사를 갖고 있죠. 비파의 역사를 더 짚어보면 실크로드를 통해 일본, 중국, 베트남, 한국으로 들어와 각 나라에 맞게 개량됐다는 기록이 있는데요. 제가 연주하고 있는 악기가 바로 개량된 비파랍니다.

최근에는 사극물에서 비파가 종종 등장하고 있어요. 최근 유행했던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서도 비파를 연주하는 장면이 비쳤죠. 앞으로도 비파가 방송을 통해 자주 등장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두 분은 언제 처음 만났고, 어떻게 팀을 이루게 되셨나요?

소영 / 저희는 서로 다른 팀에 소속돼 활동할 때, 공연을 하면서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됐어요. 그때 연주님이 연주하는 비파를 보면서 '같은 현악기여도 정말 다른 매력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연주 / 소영님 말대로 첫 만남은 어느 한 공연장에서 이뤄졌어요. 그러면서 종종 공연장이나 연습실에서 만나게 됐고, 친분을 쌓고 같이 합주를 하다가 서로 마음이 잘 맞아서 한 팀을 이루게 됐죠.


'국악 버스킹'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 건가요?

소영 / 국악 버스킹은 저희 팀 활동을 위한 첫 발걸음이었던 것 같아요. 공연장에서 공연을 해야 국악의 퀄리티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연습이 팀의 능력이라고 느껴졌거든요. 버스킹 공연이 저희 팀의 능력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연주 / 대부분 버스킹 공연을 떠올리면 노래, 춤을 떠올리잖아요. 국악도 충분히 버스킹을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국악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고, 자연의 소리나 아름다움을 담을 수 있는 분야니까요.

첫 버스킹 공연이 어땠는지도 궁금해요

소영 / 매일 실내에서만 연주를 하다가 밖으로 나가 아무런 음향장비 없이 버스킹 공연을 했는데, 정말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더라고요. 그야말로 '라이브 공연'이라고 할까요? 공연을 하는 중간중간 대중들의 성별과 연령대, 상황 등을 파악하면서 노래를 바꾸기도 하고, 앙코르곡을 준비하지 않았는데 앙코르 요청이 있어서 반응이 좋았던 곡을 한 번 더 연주하기도 하고. 연주와 관객의 호응이 어우러지는 공연 방식이 굉장히 독특했던 것 같아요. 그때 장면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연주 / 어떤 연령층이 모일지 몰라서 정말 다양한 곡을 준비했었거든요. 국악기를 거리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드린다는 점이 저와 관객 모두에게 좋은 경험인 것 같아서, 즐겁게 공연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후에는 어떤 공연을 하셨나요?

소영 / 위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버스킹 공연도 많이 했고요. 실내 공연장과 축제에서도 활동하기도 했어요. 각 무대와 관객들에 맞는 연주를 하면 관객의 호응도 확실히 좋고, 국악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는 것 같더라고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로부터 '국악을 처음 듣는데 너무 좋았다', '가야금과 비파 소리가 예쁘다', '힐링이 됐다'라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예요. 연주자로서 성취감이 매우 높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연주 / 다양한 공간에서 다른 악기들과 합주를 하기도 했어요. 국악기뿐만 아니라 실용음악 악기와도 함께 연주했죠. 국악기와 합주할 때는 다양한 국악곡을 연주할 수 있어서 좋았고 실용음악 악기와 공연할 때는 가요, 드라마, 영화 OST 등 더 폭넓은 곡을 연주해 관객들의 몰입도가 높아지는 점이 좋았어요. 이런 버스킹이나 다른 공연들이 많이 생겨서 다른 악기들과 합주를 하거나 서로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로 올해는 많은 무대가 사라졌는데... 두 분은 어떤 상반기를 보내셨나요?

소영 / 말씀대로 많은 무대가 사라졌고, 막막한 하루들을 보냈어요. 저는 프리랜서 생활을 5년째 하고 있는데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던 것 같고요. 그래서 최근에는 아르바이트와 레슨을 병행하면서 생활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언제 공연 시장이 열릴까?'라는 마음으로 뉴스에 나오는 정보들을 정독했어요. 예술의 역사에 남을만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연주 / 사실 공연자의 입장에서는 코로나19가 매우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에요. 공연으로 생활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연주자의 길에서 벗어나 다른 일자리로 찾아가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죠.

저 또한 많은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인생의 절반을 악기와 함께 한 사람으로서 음악을 포기할 수 없었고, 오랜 시간을 기다리다 여러 지원 사업에 도전하게 됐어요. 공연이 없다는 점은 정말 큰 단점이지만 코로나19가 악기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더 돈독하게 만들어준 것 같기는 해요.


'청년을 노래한다'는 어떻게 참여하시게 됐나요?

연주 / 공연을 너무 하고 싶어서 답답해하던 찰나에 '청년을 노래한다' 지원 사업을 만났고, 고민 없이 지원했어요. 저희 팀이 희망을 노래하는, 청년들이 모인 팀이기 때문에 사업 취지와도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어렵고 힘든 시기지만, 희망을 잃은 분들에게 국악앙상블 가야해의 음악으로 힐링을 선사해드리고 싶었어요.

이번 무대에서는 어떤 노래를 연주하실 계획인가요?

소영 /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고, 장소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요와 드라마 OST를 연주할 계획이에요. 저희의 음악을 통해 국악의 매력을 느끼고,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거예요.

남은 2020년에는 어떤 활동을 계획 중이신가요?

소영 / 마스크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삶. 그 안에서도 잠시나마 힐링이 되어줄 수 있는 연주 활동을 계획하고 있어요. 늘 열려있는 마음으로 이 상황을 극복하고, 계획을 실천해보려고 합니다. 또 그에 맞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를 통해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보려고 해요.

연주 / '청년을 노래한다'에서 얻은 원동력을 갖고 다른 지원 사업에도 도전해보려고 해요. 또 연습하는 과정이나 공연을 영상으로 담아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국악인으로서 두 분은 어떤 꿈을 갖고 있나요?

소영 / 국악으로 꿈을 꾸는 그 자체가 꿈을 이루고 있는 일이에요. 하지만 더 나아가 많은 분들께 국악 인지도를 높여드리고, 국악이 지루한 음악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나라'의 음악이라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또 국악이 창작음악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전하고 싶고요. 개인적으로는 가야금으로 감동을 줄 수 있고 그 음악으로 힐링을 전할 수 있는 국악인이 되고 싶습니다.

연주 / 제가 국악인으로서의 삶을 선택한 이유는 단지 국악기를 널리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많은 분들이 국악기에 대한 관심이 있지만 비파와 같은 특수 악기들은 잘 알지 못하시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공연을 통해 악기를 널리 알리고, 우리나라 고유의 악기가 묻히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소영 / 공연 생활을 하다 보면 한 번 만난 아티스트 분들을 우연히 다른 공연장에서 만나는 경우가 있어요. 이렇게 '청년을 노래한다'를 통해 다른 아티스트와 만나게 된 것도 인연이라고 생각해요. 힘든 시기지만 웃으면서 멋진 공연활동 이어가봐요!

연주 /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만난 우리들은 열정과 끈기, 노력만으로도 박수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른 분야의 예술을 하고 있더라도 같은 예술인으로서, 모두 함께 멋있는 공연을 이끌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더 넓은 세상에서 만나, 더 멋진 공연을 이끌어 나가면서 서로를 응원할 수 있는 멋진 예술인이 됩시다! 감사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들이 없어지면서 예술인들이 생계를 위해 꿈을 포기하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났습니다. 지금은 정말 힘들고, 지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에요. 그래도 남아있는, 끝까지 자리 잡으려고 노력하는 예술인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모두가 이 시기를 잘 이겨내고 더 넓은 공연장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 국악앙상블 가야해

황인솔 기자 puertea@superbea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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