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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노래한다] 청년 감성이 담긴 한국식 거리공연 '천지개벽'

  • 황인솔 기자
  • 2020-10-0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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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감성이 담긴
한국식 거리공연
'천지개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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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킹은 '길거리에서 공연한다'라는 의미의 영단어 버스크(busk)에서 유래된 용어로 거리에서 자유롭게 공연하는 일을 말한다. 대한민국에서도 수년 전부터 대학 앞, 광장 등에서 버스커의 공연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고, 마술쇼 등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들. 더 이상 거리 공연은 우리에게 낯선 풍경이 아니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오래전부터 버스킹 문화가 있었다. 예전부터 마을의 장터나 마당에서 판소리꾼, 유랑음악단 등이 공연하며 생계를 유지해나갔던 것도 일종의 버스킹이기 때문이다. 그중 남사당놀이를 선보이는 남사당패는 가장 전통적이면서 현대까지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버스커다.

'청년을 노래한다'에 참여하는 팀 천지개벽도 남사당놀이 중 하나인 설장구, 버나 등 전통 공연을 청년의 감성으로 해석해 관객들에게 선보이려고 한다. 이들의 무대와 감성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수퍼C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천지개벽' 대표 이혜진입니다. 저희는 남사당놀이 젊은 전수자들로 이뤄진 팀인데요. 이혜진, 안태림, 김은지 3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팀의 기둥인 저와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태림이, 막내이지만 포스가 넘치는 은지가 함께하고 있어요. 천지개벽은 선생님들께 배운 전통 웃다리 설장구와 버나놀이에 현대적 요소를 접목시켜 재밌는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향후 전 세계 월드투어를 하며 온 나라에 국악을 알리는 게 저희의 꿈입니다.

세 분은 언제 처음 만났고, 어떻게 팀을 만들게 됐나요?

저에게는 스승님이 계세요. 스승님께서는 여러 초등학교 수업을 다니셨고, 저도 배움을 받던 학생 중 하나였죠. 그러다가 더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어 스승님을 따라 연구소에 갔는데 그곳에 태림이와 은지가 있었어요. 이 친구들도 각자 학교에서 수업을 받다가 온 거였죠. 그렇게 3명이 처음 만나게 됐고, 이후 같이 연습하고 팀을 이루게 됐습니다.

남사당놀이, 정확히 어떤 공연인가요?

남사당놀이에는 6마당이 있습니다. 풍물, 버나, 줄타기, 살판, 덧뵈기, 덜미인데요. 풍물은 상모를 쓰고 악기를 치며 우리 음악과 무용을 세련된 기교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버나는 쳇바퀴나 대접, 대야 등을 앵두나무 막대기로 돌리는 묘기를 말합니다. 또 줄타기는 일종의 곡예로 외줄을 건너며 재담을 주고받는 놀이고요. 살판은 오늘날의 텀블링을 연상시키는 묘기죠. 덧뵈기는 탈을 쓰고 하는 놀이, 덜미는 인형의 목덜미를 잡고 노는 것으로 남사당놀이의 마지막 순서입니다.


특히 버나 공연이 굉장히 기대되는데,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버나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쳇바퀴나 대접, 대야 등을 앵두나무 막대기로 돌리는 묘기를 말해요. 재주에 여러 종류가 있는데 던질사위, 다리사위, 무지개사위, 담뱃대사위, 2층 담뱃대, 부채버나, 우산버나, 앞구르기버나 등이 대표적이에요. 저희 무대에서는 이런 전통적 재주와 현대적 요소를 접목해 다양한 공연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천지개벽은 그동안 어떤 공연을 해오셨나요?

초등학교에서 미니 콘서트도 했고, 재단에서 여는 무대에도 섰었죠. 또 서울 한강, 경복궁, 남산골 한옥마을, 남인사마당과 파주 임진각, 수원 화성 행궁 등 전국 각지에서 공연을 진행했어요. 각 무대에서는 줄타기, 버나, 판굿, 인형극, 살판, 덧뵈기 등 다양한 남사당놀이를 보여드렸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신다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남인사마당에서 '전통 풍물 어울마당'이라는 사업을 통해 공연을 했었는데요. 평소 공연은 오후 3시 정도에 하게 되는데, 이날은 오후 7시에 시작됐어요. 어두울 때 하는 무대인지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열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보러 와주신 관객분들이 많았고 호응도 잘 해주셨어요.

남사당 재담 중에 '박수 많이 쳐주시면 저희가 잘하는 줄 알고 더 열심히 해요'라는 말이 있는데요. 그때는 정말 저희가 잘하는 줄 알고 열심히 공연을 선보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날 처음으로 '이런 게 관객과의 호흡이구나'라는 것도 느꼈어요.

천지개벽은 평소에 어떻게 만나 연습하고 계시나요?

평소에는 개인 연습을 주로 하고, 일주일에 1~2번 정도 모여서 각자 연습한 것들을 보여줘요. 그러면서 피드백을 주고 잘 모르는 부분은 서로 알려주며 맞춰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그 부분도 쉽지 않으셨겠어요

맞아요. 아무래도 코로나19로 인해 단체로 모이는 상황을 만들면 안 되기 때문에... 그래서 긴 휴가를 보낸 것 같아요. 그래도 평소 못했던 개인정비 시간을 갖기도 하고, 무언가 배우고 싶었지만 시간이 되지 않았던 일들도 학습하며 지냈답니다.

'청년을 노래한다'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공연이 너무 하고 싶은데 기회가 주어지지 않다 보니 여러 재단 사업을 찾아봤어요. 마침 '청년을 노래한다'라는 사업 공고를 보게 됐고, 많은 뮤지션들과 교류하고 우리 음악도 많은 관객분들께 알리고 싶어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번 무대에서는 어떤 공연을 보여주실 계획인가요?

남사당놀이 공연 6마당 중 풍물 설장구와 버나를 보여드릴 거예요. 특히 버나는 기존에 있던 기본적인 재주뿐만 아니라 문헌에만 기록돼있던 재주를 복원해 현대적 요소, 전통적 요소를 가미한 공연을 보여드릴 계획입니다.

함께 공연하는 멤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전통을 지키고 이어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다들 항상 열심히 연습하고 공연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 같아. 쉽지 않겠지만 힘들수록 서로 더 의지하고, 굳건하게 이겨내서 멋진 음악을 만들고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드리자! 얘들아 항상 날 믿고 잘 따라줘서 고마워(웃음).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이야기

전통 음악이 시끄럽고 지루하다고 느끼셨다면, 저희 공연을 보시고 흥겹고 신명나는 음악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청년을 노래한다'에서는 맛보기로 설장구와 버나만 보여드리지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쌍줄타기, 사물놀이, 덧뵈기, 판굿 등 다양한 음악과 연희들이 더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최근 거리로 나가보면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힘들고 불편한 건 알지만 조금만 더 신경 쓰고 배려하면서 코로나19를 함께 이겨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듯이 모두가 조금만 참고 기다리시면 행복한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파이팅입니다"

- 천지개벽 대표 이혜진

황인솔 기자 puertea@superbea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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