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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노래한다] 알프스산맥의 청량한 바람 같은 노래 '요들누나 동혜'

  • 황인솔 기자
  • 2020-09-0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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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산맥의
청량한 바람 같은 노래
'요들누나 동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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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만든 가장 완벽한 악기는 인간의 목소리라는 말이 있다. '요들누나'라 불리는 강동혜씨의 노래를 듣다 보면 이 말이 정확하다는 생각이 든다. 햇살을 가득 머금은 것 같은 미소를 띠고 화려한 전통의상을 갖춰 입은 모습. 소리의 높낮이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면서 기교를 섞어낸 노래는 세상에 하나뿐인 악기 같다.

동혜씨의 무대에는 코로나19 시대에 꼭 필요한 에너지가 담겨있다. 하늘길이 막히고 여행의 감각이 희미해지는 순간, 삶이 무겁게 느껴지고 하루가 고단할 때 그의 요들을 들으면 눈앞에 스위스 알프스산맥 풍경이 펼쳐지는 것 같다.

동혜씨는 수많은 장르 중 왜 요들을 선택했을까. 그리고 어떤 이야기가 하고 싶어 '청년을 노래한다'를 찾은 걸까. 인터뷰를 통해 그의 감성을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동혜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밥 잘 사주는 누나가 아니라 요들 불러주는 누나, '요들누나 동혜'입니다. 저는 TV와 음원으로만 들을 수 있었던 요들을 가까이에서 불러드리고 있어요. 또 스위스 민속 악기 아코디언, 카우벨, 우드스푼, 빗자루 등 다양한 악기도 연주하고 있답니다.

요들이 굉장히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장르인데, 직접 소개해 주신다면

요들은 스위스 산과 산을 이어주는 사랑의 메아리였다고 해요. 이쪽 산에 있는 한스와 저쪽 산의 하이디가 서로 사랑을 노래하고 싶은데, 워낙 산이 높다 보니 올라가고 내려가는 게 힘들잖아요? 그래서 노래로 메아리로 마음을 전하곤 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거기서 비롯된 노래가 지금의 요들이고요. 하지만 요들이 스위스에만 있는 건 아니에요. 전 세계에서 요들을 부르고 있답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요들을 '꺾는 소리'라고 해요. 머리소리와 가슴소리를 꺾는 노래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동혜님은 언제부터 요들을 부르기 시작하셨나요?

저는 어머니로부터 요들을 배웠어요. 저희 어머니께서 1980년대에 핫했던 MBC 어린이방송 '뽀뽀뽀'의 요들언니셨거든요. 그래서 아주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요들을 접하면서 자랐죠. 성인이 된 후에도 매일같이 듣던 노래라서 그런지, 전공이 성악인데도 요들이 더 좋더라고요. 요들은 한번 들으면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 것 같아요. 듣는 사람도, 부르는 사람도 행복해지는 노래에요. 그래서 계속 요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악기도 함께 배우신 거군요!

제가 악기 욕심이 좀 많은 편이에요. 그래서 이것저것 눌러보고 만져보고 하다가 아코디언, 카우벨, 우드스푼, 빗자루에 폭 빠지게 됐어요. 아코디언은 오른쪽에는 건반, 왼쪽에는 코드 버튼이 있어서 반주를 쉽게 할 수 있는 악기에요. 소리도 여러 가지로 낼 수 있어서 요들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답니다. 카우벨은 스위스에서 소들이 목에 달고 다니는 종이에요. 음계별로 있어서 연주를 하면 소리가 참 예뻐요. 우드스푼과 빗자루는 스위스 민속 악기 중 리듬악기에요. 청소하다가도 두드리고, 샐러드나 맛있는 음식을 먹다가도 두드릴 수 있는 재밌는 악기랍니다. 이 악기는 공연할 때 보니까 아버님들이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회식 자리에서 쓰면 인기 '짱'이 될 것 같다고요.(웃음)

동혜님이 가장 좋아하는 요들은 어떤 곡인가요?

요들누나 동혜하면 떠오르는 곡이 '쿠쿠요들'이라고들 하세요. 제가 한국에 처음으로 쿠쿠요들을 데리고 왔거든요. 스위스나 독일 등에서 부르는 요들곡은 한국에 악보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유튜브로 원곡 가수가 부른 쿠쿠요들을 들으면서 직접 채보를 했답니다. 지금은 많은 분들이 쿠쿠요들을 부르고 계세요. 지난번 제주도 공연 때도 쿠쿠요들을 듣고 많은 분들이 신나하셨어요. 앙코르곡으로 쿠쿠요들을 요청하시기도 했고요. 개인적으로 의미가 많은 곡이에요.


지금은 대스타가 된 '펭수'와도 요들 무대를 꾸미셨다고 들었는데

펭수가 요들을 좋아해서 '자이언트펭TV'를 통해 만남을 가졌었어요. 펭수에게 요들을 가르쳐주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버스킹 공연을 하는 내용의 콘텐츠를 만들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펭수의 귀여운 모습과 요들의 아름다운 소리를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펭수의 요들 실력, 어떻게 보셨나요?

남극에서부터 요들을 연마하면서 한국에 왔는지 너무너무 잘했어요. 그리고 펭수가 요들을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것 같아요.

이후에도 다양한 방송에 출연해 요들을 부르셨는데, 이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자이언트펭TV 이후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도 나갈 기회가 있었어요. 펭수, 도티가 요들 대결을 하는 내용이었는데 함께 출연해 노래를 불렀죠.

TVN '플레이어2'에도 출연했었는데요. 김동현, 황제성, 이이경, 황치열씨와 '뭐든지 배워방' 코너에서 요들을 가르쳐드릴 기회가 있었어요. 황제성씨와는 유튜브 채널 '황제폐하 납시오' 콘텐츠 촬영 때 만난 적이 있어서 더 반가웠던 것 같아요. 이분들과 함께 요들을 부르고 악기도 만져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답니다. 짧은 시간이라 많이 아쉬웠지만요.

최근에는 KBS '가요무대'에서 개그맨 박성호씨와 함께 여름 특집 무대를 꾸몄었어요. 박성호씨가 요들 천재이신지, 배운지 얼마 안 되셨는데 소리를 예쁘게 잘 내시더라고요. 그래서 요들 친구가 됐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셨는데, 동혜님은 어떤 상반기를 보내셨나요?

저도 코로나19 때문에 공연을 몇 개월 동안 쉬었었는데요. 공연하면서 관객들과 소통하는 힘으로 살아왔었는데, 그런 일상이 사라지니 정말 많이 속상하고 답답했어요. 그래도 얼마 전에 '영재발굴단'에 출연했던 전이수 작가의 플리마켓과 기부금을 위한 재능기부 공연이 있었어요. 이수 친구가 요들을 좋아한다고 요청이 왔고, 좋은 일이기에 얼른 달려갔었죠. 너무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아서인지 1시간이라는 시간이 금방 지나갈 정도로 신났었어요. 관객들도 즐거우셨는지 공연이 끝난 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셔서, 앙코르곡을 한 곡 더 불러드렸답니다.

이번 '청년의 노래한다' 무대도 굉장히 기대감이 크시겠어요

맞아요. 저는 항상 더 많은 분들에게, 더 다양한 장소에서 요들을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선물해드리고 싶고요. '청년을 노래한다' 무대가 그런 기회가 되어줄 것 같아요.

어떤 곡들을 부르실 예정인가요?

많은 분들에게 익숙하실 요들 '아름다운 스위스 아가씨', '아름다운 베르네 산골' 등과 함께 요들누나 동혜를 대표하는 '쿠쿠요들'을 부를 예정이에요. 그리고 제가 만든 창작요들과 민속 악기 연주를 보여드릴 계획입니다.

요들 버스킹이 관객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갈 수 있을까요?

잠깐 쉬어갈 수 있는 공연이요. 제가 만든 창작곡 중에도 'Movement(잠깐 쉬어가도 괜찮아)'라는 노래가 있거든요. 신나는 요들, 바람처럼 시원한 요들, 잔잔한 요들을 들으시면서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 쉬어가셨으면 좋겠어요.

남은 2020년은 어떻게 채워가실 계획이신가요?

공연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지금부터라도, 더 많은 분들께 힘이 되어드리고 싶어요. 하루에 열 번 웃는 게 쉽지 않은 시대에요. 다들 지쳐계시고 힘드시겠지만 저의 공연으로 힐링하시고 에너지 충전을 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길어지는 시간만큼 마음과 삶의 무게가 더해지는 오늘입니다. 삶을 살다 보면 오늘과 내일이 똑같이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저는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행복하고 즐거운 날이라고 생각해요. 생각하지 못했던 행복이 찾아오기도 하잖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요들과 사랑의 힘이 여러분들께 큰 힘이 되길 바라봅니다. 그리고 이 시간에도 코로나19와 열심히 싸우고 계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요들누나 동혜

황인솔 기자 puertea@superbea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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