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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예술 유튜버 신형수 '창작활동 포기? 이거 아니면 할 게 없는데요'

  • 황인솔 기자
  • 2020-08-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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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디 음악이 꽃피웠던 1990년대 후반. 홍대 앞 놀이터에는 기타를 매고 드럼 스틱을 주머니에 꽂은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머리를 뾰족하게 세운 뒤 화려한 문양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두툼한 실버 주얼리를 낀 손으로 '로큰롤'을 외치는 20대. 이들의 붉고 뜨거운 젊음, 열정과 사랑이 담긴 노래는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죠. 당시 아티스트를 꿈꿨던 청년들은 농익은 40대가 됐습니다. 그때의 낭만과 감성을 추억으로만 기억하는 분도 있지만,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알리는 분 또한 계시죠.


오늘의 인터뷰 주인공도 20여 년간 하나의 색깔을 갖고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아티스트입니다. 1997년 결성한 하드코어 록 밴드 '쟈니로얄'의 보컬이자 금속공예가, 유튜브 크리에이터 신형수님인데요. 그의 채널에는 20세기의 감성과 21세기의 트렌드가 모두 담겨있습니다. 붓, 물감, 왁스 카빙, 가죽, 목소리, 영상 등 매번 사용하는 도구는 다르지만 자신의 생각과 신념을 기록하고 이에 공감하는 구독자들과 활발한 소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수퍼C는 인터뷰를 통해 아티스트에게 유튜브가 주는 의미, 영향력 등을 물어봤습니다.


SUPER MIC
VOL. 30
신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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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C | 안녕하세요 신형수님! 수퍼C 구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신형수라고 합니다. 저는 2002년부터 '쉰트리플식스(sheentriplesix, sheen666)라는 핸드메이드 실버 주얼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금속공예가입니다. 또한 9개월 전에는 유튜브 채널 '신형수의 작업방'을 개설해, 동영상 크리에이터로도 활동 중입니다.

수퍼C | 20여 년간 공방을 운영하셨는데, 간략한 역사를 설명해 주신다면

일단 쉰트리플릭스에서 '쉰'은 제 성이고요, '트리플식스'는 처음 운영한 작업실의 이름입니다. 그러니까 트리플식스라는 작업실에서 쉰이 만든 물건이라는 뜻이죠. 처음에는 '쉰 올드스쿨'이라는 이름으로 커스텀 작업만 했었는데요. 박스에 작업 스튜디오 이름인 트리플식스를 각인하다 보니, 고객들이 제 작품을 '쉰 트리플식스'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이후 제 공방을 열게 됐고, 20여 년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수퍼C | 쉰트리플식스의 주얼리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나요?

창업 이후 지금까지 1인 아티스트 작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요. 디지털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제 두 손과 간단한 손 도구들에 의존해 작업을 진행합니다. 그래서 다른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양산화된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요. 파츠도 100% 자체 개발합니다.

수퍼C | 그동안 만들었던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 의미가 담긴 주얼리는 어떤 것인가요?

멋없는 것, 정말 멋진 것, 싼 것, 비싼 것, 큰 것, 작은 것. 저에게는 모두 같은 작품입니다. 전부 다 제 손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수퍼C | 금속 공방을 하시면서 유튜브를 열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쉰트리플식스가 2018년도 신세계백화점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지 않게 됐습니다. 매일매일, 하루 종일 작업실에서 작업만 하고 있는 저로서는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어요. 그래서 제 작업물을 원하는 고객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시작하게 됐습니다.

수퍼C | 록 밴드 보컬, 회화, 금속, 가죽에 이어 '영상'이라는 매체까지 마스터하셨는데요.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칭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채널의 콘셉트가 '로우파이'라 일부러 못 만드는 척을 하고 있거든요(웃음). 저는 어떤 한 분야를 누구에게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모두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깨닫게 된 기술들입니다. 지금도 무언가를 스스로 연구하고, 배우고 있고요.


수퍼C | 아직까지는 구독자가 900명 남짓인데, 아쉬운 점은 없으신가요?

네 아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이 딱 좋은 것 같아요. 제 콘텐츠를 좋아해 주는 진성 구독자들로 구성된 것 같아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구독자 수를 늘리려면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콘셉트, 하고 싶은 콘텐츠를 하면 안 될 것 같아요(웃음). 많은 구독자 수를 모으기보다는 서로 친구처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운영하고 싶습니다.

수퍼C | 형수님이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을 짧게 소개해 주신다면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작업물을) 만든다, 찍는다, 편집한다의 과정이 있고요. (물건을) 산다, 찍는다, 편집한다의 방법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아요.

수퍼C |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채널 개설 초반에는 콘텐츠를 만든다는 게 부담이 됐던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 힘들기도 했고요. 하지만 현재는 '날것'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채널 시청자들도 제 의도를 이해해 주고 있으며, 공감하고 소통하고 있습니다.

수퍼C | 공방을 운영하면서 매주 콘텐츠를 올리는 게 쉽지 않으실 텐데, 어디서 힘을 얻고 계시나요?

유튜브가 재밌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제가 쓸데없는 소리를 해도 댓글을 달아주는 '나 같은 사람'들이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게 정말 재밌어요. 하지만 그들과 실제로 만나고 싶지는 않습니다(웃음).


수퍼C | 신형수의 작업방 외에도 '심심한 너드하우스'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계신데, 이쪽은 어떤 채널인가요?

오랜 친구와 함께 운영하는 채널입니다. 그 친구는 힙합그룹 '부가킹즈'의 멤버 주비트레인이에요. 서로 생각하는 바가 많이 비슷해 시작하게 됐고, 가끔씩 만나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이곳에서는 요리도 하고, 게임도 하고, 야구 이야기도 하고, 사람도 만나죠. 개인 채널과는 느낌이 다르지만, 둘 다 신경 쓰고 있습니다.

수퍼C | 20여 년 동안 아티스트로서 꾸준히 창작활동을 해오신 비결이 있나요?

이게 아니면 할 것이 없습니다. 창작활동을 쉽게 그만두는 분들과의 결정적인 차이에요. 포기한다는 것은 포기해도 괜찮으니까 하는 것이거든요. 저는 창작을 포기하면 안 됐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할 게 없거든요(웃음).

수퍼C | 최근 많은 아티스트가 유튜브 채널을 열고 있는데, 형수님만의 특징과 색깔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유튜브 채널을 만들기 전에 1달 정도를 생각했어요. '남들보다 잘하는 걸 해야 된다'라고요. 그래서 내가 뭘 잘 하지?라고 고민했는데 없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남들보다 이성적일 자신은 있었어요. 눈에 안 보이는 것은 믿지 않고, 말하면 입 아픈 것들을 말하지 않는 점. 그런 점들이 구독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친 것 같아요.


수퍼C | 앞으로 형수님과 같은 아티스트에게 유튜브가 어떤 도움이 될까요?

직접적으로 도움을 준다기보다는 생활의 활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해요. 구독자들과 댓글로 말장난하는 것들이 제 생활을 움직이는 에너지가 됩니다. 에너지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일도 잘 되고요. 사실 이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어요.

수퍼C | 2009년, 쟈니로얄 인터뷰에서 꿈이 '아티스트'라고 말씀하셨어요, 10여 년이 지난 지금의 꿈은 무엇인가요?

정신없이 살다 보니 인생의 반 이상을 살아왔더라고요. 그때의 저는 금속공예를 하는 것이 꿈이었으니, 지금은 꿈을 이뤘네요. 앞으로의 꿈은 나와 함께 하는 모든 사람이 즐겁고 행복한 거예요.

수퍼C |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신형수 | 즐거웁시다. 만끽합시다. 그리고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부탁드려요! 고맙습니다.

황인솔 기자 puertea@superbean.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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